> 오피니언 > 칼럼
두더지의 혼인
윤장원  |  jwjbyoon@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03.28  09:40:2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조선 중기의 학자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旬五志)에 나오는 일화이다.

두더지가 자식에게 좋은 혼인을 시키려고 했다. 자신은 항상 땅 속에서만 생활하여 못마땅해 했는데 자식에게는 넓은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것이 하늘이 가장 훌륭하다고 여겨 하늘에 청혼하니 ‘내 비록 세상을 품고는 있지만 해와 달이 아니면 덕을 드러낼 수가 없다.’ 라며 거절했다.

이번에 해와 달을 찾아 청혼을 구했지만 '나는 구름이 가리면 세상을 비출 수 없다.' 며 손사래치고 다시 구름을 찾아가 청혼을 하니 ‘내 비록 해와 달의 빛을 가릴 수는 있지만 바람이 불면 흩어질 뿐이다.’ 하고 돌아섰다.

할 수 없이 바람을 찾아가 구혼하니 ‘내가 구름을 흩어지게는 하지만 밭 가운데 돌부처는 끄떡도 할 수 없으니 저 돌부처보다 못하다.’ 하며 거절하여 돌부처를 찾아가 청혼하니 ‘내가 비록 거센 바람도 무섭지 않지만 오직 두더지가 내 발밑을 뚫고 들어오면 바로 넘어진다며 두더지가 나보다는 훨씬 좋은 배필이다.’라고 했다.

자식에게 좋은 짝을 구하러 다니던 두더지는 이 말을 듣고 돌아와 기고만장하여 ‘천하에 높은 것은 나만한 게 없구먼!’ 하며 동족 두더지와 자식을 혼인을 시켰다고 한다.

'짚신도 제짝이 있다.' 는 속담은 보잘 것 없는 사람도 자기의 짝은 있다는 말이다.

잘 어울리는 배우자는 자신이 안다. 혼인은 자기와 동등한 자와 할 일이다. 자기보다 뛰어난 상대는 반려자가 아니고 주인을 구하는 것이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그러니 지체 높은 집과 하는 높히하는 혼인은 처음에는 보란 듯이 내세우다가도 실제 생활은 불행에 이르는 일이 많다.

따스한 봄

혼인의 계절에 한 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
혼인의 필요성은 당사자들이 스스로가 더 잘 안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청혼하여 행복한 혼인이 되기를 바라며, 행복이란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즐기면서 나누는 것이다.

윤장원  jwjbyoon@gmail.com

<저작권자 © 국제인터넷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장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뉴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7122) 경북 상주시 사벌면 두릉리 303번지  |  대표전화 : 054)531-9385  |  팩스 : 0505-365-6367
등록번호 : 경북, 아00295  |   변경 등록일 : 2014년 6월 12일  |  종,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국제구호기구 이진우
편집인 : 양지혜   |   창간일자 : 2014년 1월 27일
Copyright © 2021 국제인터넷신문. All rights reserved.